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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신기술] 한성산기 '무간격 탄소웨어링이 적용된 펌프'
기존 금속재에서 열에 강한 소재로 변경
한계온도 최고 3000℃…내구성 개선
물 없는 상태서 성능 검증 가능해져
호우 피해 예방에 중점적 역할 기대
[대한경제=박병탁 기자]모터펌프에 사용되는 웨어링(wear ring)을 금소재에서 탄소소재로 바꿔 펌프 효율성을 높인 기술이 신기술로 인정받았다.
28일 한국방재협회에 따르면 한성산기의 ‘무간격 탄소웨어링이 적용된 펌프’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재난안전신기술 제2023-10호로 지정됐다.
한성산기가 단독으로 개발한 신기술은 펌프 내 부품 중 하나인 웨어링을 열에 강한 소재를 사용해 물이 없는 상태에서도 펌프 성능을 확인 가능하도록 한 게 특징이다.
펌프는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내부 부품 마모 등으로 진동이 커지고 효율이 떨어진다. 펌프에 사용되는 웨어링은 케이싱부에 고정된 것과 모터ㆍ엔진에 의해 회전하는 임펠라부에 부착된 것으로 나뉜다. 이때 두 부품 사이의 간격이 너무 크면 진동이 커지고, 너무 작으면 열에 따른 변형으로 눌어붙는 현상이 발생한다.
때문에 웨어링은 마찰이 낮고 열에 강해야 한다. 탄소복합재는 윤활성ㆍ내열성ㆍ내화학약품성 등이 뛰어나 일반 금속재가 사용될 수 없는 고온이나 액체‧윤활제 사용이 어려운 곳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한성산기 관계자는 “금속재는 재결정온도인 700℃가 넘어가면 형태를 잃게 되지만, 탄소복합재는 2500℃∼3000℃까지 온도가 올라가도 형상이 틀어지지 않는다”며, “탄소복합재는 금속재의 10배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있다” 설명했다.
펌프가 고온의 열을 견딜 수 있다는 특징은 물이 없는 상태에서도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이어진다. 재난 피해를 막기 위해 배수장시설에 설치된 펌프들은 평상시 운용되지 않다가 비가 많이 오는 6~8월에 집중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문제는 일반 금속재 웨어링이 사용된 펌프는 물이 없는 환경에서 작동을 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성산기 관계자는 “물이 윤활과 냉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반 웨어링이 장착된 펌프는 물이 없는 상태에서는 가동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1분 정도 가동을 시킬 수는 있겠지만, 정상작동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고 만약 웨어링이 녹아 붙어버리면 엄청난 A/S비용이 발생하게 돼 일반 펌프는 전기가 제대로 들어오는지 절연ㆍ저항 점검 정도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극복한 것이 이번 신기술인 셈이다. 백대준 한성산기 대표는 “올여름 대대적인 국지성 호우가 예견된 만큼 많은 현장에 적용되어 호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한 만큼, 본 제품의 수요처인 전국 지자체와 각종 물 관련 공기업으로부터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